왜냐하면 케이시는 2019년과 올해 대회에는 출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단순히 일정상의 이유로 불참한 것이 아니고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의 홍보대사로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인권 상황에 대한 항의 성격이 더 컸다.

실제로 2018년 10월 발생한 사우디아라비아 반체제 성향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에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이후 4개월 만인 2019년 2월에 사우디 인터내셔널 첫 대회가 열려 논란이 컸다.

'반인권 국가'라는 국제적인 비난을 덮기 위해 막대한 '오일 머니'로 세계적인 선수들을 초청해 골프 대회를 개최, '이미지 세탁'에 나서는 것이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당시 케이시는 영국 신문과 인터뷰에서 "내가 사우디아라비아 대회에 나간다면 위선자가 될 것 같았다"며 "스포츠와 정치는 무관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건 아니다"라고 불참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불과 2년 만인 2021년 대회에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하기로 하면서 '오일 머니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 것 아니냐'는 비난이 케이시를 향했다.

미국 골프 전문 매체 골프채널은 29일 케이시의 입장을 보도했다.

케이시는 "가볍게 결정한 것이 아니다"라며 "과거 이야기를 하면 불편한 것이 사실이지만 나는 항상 열린 마음으로 주위 이야기를 들으려고 노력해왔다"고 설명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3승, 유러피언투어 14승을 거둔 그는 "스포츠는 변화를 만들어낼 힘이 있다고 믿는다"며 "사우디아라비아 측의 미래에 대한 비전과 골프에 대한 헌신적인 모습을 알게 됐다"고 대회 출전을 결심한 배경을 밝혔다.

현재 세계 랭킹 23위인 케이시는 "변화를 끌어내는 데는 배제보다는 참여가 더욱 효율적"이라며 "내가 이 대회에 출전하는 것이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기원했다.

케이시는 국내 대회인 신한동해오픈에도 출전, 2011년 우승했고 2012년에는 공동 3위에 오르기도 했다.

2021년 사우디 인터내셔널에는 현재 세계 랭킹 1위 더스틴 존슨, 올해 US오픈 챔피언 브라이슨 디섐보(이상 미국)를 비롯해 저스틴 로즈, 토미 플리트우드(이상 잉글랜드), 헨리크 스텐손(스웨덴) 등 톱 랭커들이 대거 출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