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어깨 100% 회복…수술 후 복귀한 2019년보다 좋아"
MLB 두 번째 시즌 준비하고자 미국으로 출국
(영종도=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미국프로야구(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13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으로 들어서며 팬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2025.1.13
(영종도=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야구 선수는 매 시즌 증명해야 합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두 번째 시즌을 앞둔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을 나서며 던진 의욕적인 한 마디다.
이정후는 13일 미국으로 떠났다.
샌프란시스코는 2월 중순에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2025 스프링캠프를 시작한다.
이정후는 '전 동료'인 키움 히어로즈 선수들과 약 열흘 동안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훈련하다가 25일부터 스코츠데일 훈련장을 사용할 계획이다
지난해 10월 1일 귀국한 이정후는 외부 활동을 전혀 하지 않고 재활에만 몰두했다.
방송은 물론이고, 야구 선배들의 개인 인터넷 방송 출연 요청도 정중하게 고사했다.
이정후는 "구단에서 한국에 트레이너를 파견해 재활을 도와줬다. 지금은 100% 회복했다"며 "야구계 선배들의 개인 방송 출연 요청에 현재 내 상황을 말씀드렸더니 이해해주셨다. 올해 좋은 성적 내고 다시 찾아뵙고 싶다"고 말했다.
팬들에게 사인해주는 이정후(영종도=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미국프로야구(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1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기 전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2025.1.13
이정후는 2024시즌을 앞두고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천300만달러의 대형 계약을 하며 빅리그에 입성했다.
샌프란시스코의 붙박이 1번 타자로 뛰던 이정후는 5월 1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 파크에서 벌인 신시내티 레즈와 홈 경기 중 1회초 제이머 칸델라리오의 타구를 잡고자 뛰어올랐고, 펜스에 강하게 부딪혔다.
결국 이정후는 어깨 수술을 받고, MLB 첫 시즌을 조기에 마감했다.
이정후는 지난해 MLB 37경기에서 타율 0.262(145타수 38안타), 2홈런, 8타점, 2도루, OPS(장타율+출루율) 0.641을 올렸다.
짧은 기간에도 이정후는 MLB 정상급 콘택트 능력을 과시했다.
MLB닷컴은 "이정후는 다치기 전에 뛰어난 콘택트 능력을 보여줬다"며 "헛스윙 비율 9.6%, 삼진 비율 8.2%, 배트 중심으로 공을 때린 비율(Squared-up Rate) 37.1%를 찍었다"고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기도 했다.
(영종도=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미국프로야구(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1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기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1.13
이정후의 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 세부 지표는 좋았지만, 타격 결과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MLB닷컴은 "이정후는 홈런 2개를 포함해 장타를 6개만 쳤다. OPS도 0.641로 낮았다"고 지적했다.
이정후의 콘택트 능력과 선구안이 올해는 '타격 결과'로 이어져야 한다는 뉘앙스다.
절치부심한 이정후도 이번 시즌에는 '결과'를 내겠다고 했다.
이정후는 "지난해 짧은 시간 MLB에 머물렀지만, 느낀 게 많다. 공이 점점 보이는 상황에서 부상을 당해 아쉽게 지난 시즌이 끝났는데, 재활하면서 내 타격의 문제점을 잘 파악했다"며 "구단에서 원하면 2월 말에 바로 시범경기에 출전할 정도로 회복했다. 건강한 모습으로 이번 시즌을 치르겠다"고 밝혔다.
이어 "야구 선수는 매 시즌 자신을 증명해야 한다. 올 시즌에 더 큰 부담감을 느끼지는 않겠지만, 지난해에 많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으니 올해는 많은 경기에 출전해 팀에 도움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팬들에게 사인해주는 이정후(영종도=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미국프로야구(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1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기 전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2025.1.13
이정후는 어깨 수술 후 빠르게 그라운드로 돌아온 경험이 있다.
이정후는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에서 뛰던 2018년 6월 19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슬라이딩하다가 왼쪽 어깨를 다쳐 '관절와순 파열 진단'을 받았다.
재활 시계를 당겨 한 달 만에 그라운드로 복귀했지만, 이정후는 그해 10월 20일 대전에서 치른 한화 이글스와 준플레이오프 2차전 9회말 수비 때 몸을 던져 공을 잡다가 왼쪽 어깨를 또 다쳤다.
결국 이정후는 2018년 11월에 왼쪽 어깨 전하방 관절와순 봉합 수술을 받았다.
이정후는 수술 후 재활에 속도를 내 수술 전 예상했던 6개월보다 빠른 4개월 만에 재활을 마치고 2019년 정규시즌 개막전을 정상적으로 치렀다.
이후 이정후는 어깨 수술 후유증을 겪지 않고 KBO리그 최고 타자로 군림했다.
이정후는 "예전 어깨 수술을 받았을 때보다 지금 몸 상태가 더 좋다"며 "준비는 정말 철저하게 했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공항을 찾은 이정후 팬들은 "건강하게, 잘하고 오라"고 인사했다.
이정후는 밝은 표정으로 "다녀오겠습니다"라고 화답했다.
자신의 MLB 두 번째 시즌을 향한 자신감이 묻어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