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퍼 첫 3연승 이끈 '채식주의자' 테일러 "부담 없이 플레이"
대체 선수로 합류해 펄펄…"동료들 도움으로 적응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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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창단 후 3시즌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던 프로배구 여자부 페퍼저축은행은 2024-2025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인 변화를 줬다.
장소연 신임 감독을 선임하는 한편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바르바라 자비치(등록명 자비치), 아시아쿼터 트라이아웃 전체 1순위로 미들블로커 장위를 뽑았다.
전력을 끌어올린 페퍼저축은행은 단숨에 새 시즌 다크호스로 꼽혔다.
그러나 개막 직후 큰 암초를 만났다. 자비치가 어깨 부상을 호소하며 기대 수준의 기량을 펼치지 못했다.
결국 페퍼저축은행은 고심 끝에 새 외국인 선수로 미국 출신 테일러 프리카노(등록명 테일러)를 뽑았다.
테일러는 검증되지 않은 선수였다.
테일러는 그동안 꾸준히 V리그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 참가했으나 매번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테일러는 페퍼저축은행 합류 후 전혀 다른 모습을 펼치고 있다.
합류 직후엔 적응 문제를 겪는 등 부침이 있었으나, 나날이 개선된 플레이를 펼쳤다. 최근엔 주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빠른 템포의 공격 스타일은 장위, 염어르헝 등 장신 선수가 많은 페퍼저축은행에 시너지 효과를 일으켰다.
이한비, 박정아 등 기존 토종 공격수들도 살아났다.
테일러의 진가는 페퍼저축은행의 최근 연승 기간에 더욱 빛났다.
그는 지난 9일 IBK기업은행전에서 V리그 합류 후 첫 트리플크라운(한 경기 후위 공격·블로킹·서브 각 3득점 이상)을 달성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12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과 방문 경기에서도 펄펄 날았다.
그는 팀 내 최다인 24점을 올리면서 세트 점수 3-1 승리에 앞장섰다.
이 승리로 페퍼저축은행은 창단 후 첫 3연승을 내달렸다.
경기 후 수훈 선수로 뽑힌 테일러는 "V리그가 타국 리그와 다른 부분이 달라서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렸지만, 팀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힘을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매년 최하위에 머물던 팀에 합류해 부담감과 책임감도 컸을 것 같다'라는 말엔 "오히려 부담 없이 플레이할 수 있었다"라며 "그렇기 때문에 자유롭게 공격을 펼쳐 효과를 보는 것 같다"고 밝혔다.
테일러는 코트 밖 생활에서도 동료들의 도움을 많이 받는다고 소개했다.
고기는 물론, 어류까지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 테일러는 "한국엔 비빔밥, 김밥 등 맛있는 음식이 많다"며 "식단 조절에 도움을 주는 팀원, 동료들 덕분에 체력 문제 없이 잘 뛰고 있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