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전 탁구회장, 대한체육회장 후보 등록…야권 전체 단일화는 실패
유승민 전 탁구회장, 대한체육회장 후보 등록…야권 전체 단일화는 실패
2004 아테네올림픽 탁구 금메달리스트인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42)이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 출마를 위한 공식 절차를 마치고 본격적인 선거 활동에 나선다.
유 전 회장은 25일 경기도 과천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방문해 대한체육회장 후보로 등록했다.
유 전 회장은 대한체육회장 선거를 위해 지난 9월 대한탁구협회장직에서 물러난 뒤 가장 먼저 출마 의사를 밝혔으나 입후보는 등록 마감일인 이날 완료했다.
유 전 회장은 기자와 통화에서 “크리스마스(25일)에 대한체육회장 선거 후보로 등록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앞으로는 체육인의 선택을 기다려야 한다. IOC 선수위원 시절 명확한 비전과 철학을 제시했던 것처럼 체육인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유 전 회장은 선수와 지도자, 행정가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2004 아테네 올림픽에서 ‘만리장성’ 중국의 에이스인 왕하오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선 선수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IOC 선수위원에 당선됐다. 3년 뒤에는 37세의 어린 나이에 대한탁구협회장에 뽑혀 한국 탁구의 부활을 이끌며 행정력도 인정받았다.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2024년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는 국제탁구연맹(ITTF)이 인정한 2024년 최고의 순간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유 전 회장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하면서 지방체육회 및 종목단체 자립성 확보를 통한 동반 성장과 선수 및 지도자 올 케어 시스템 도입, 학교체육 활성화 프로젝트, 생활체육 전문화를 통한 선진 스포츠 인프라 구축, 글로벌 중심 K-스포츠, 대한체육회 수익 플랫폼 구축을 통한 자생력 향상 등 6가지 공약을 제시했다.
유 전 회장의 입후보로 내년 1월 14일 열리는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등록한 후보자는 먼저 등록한 이기흥 현 회장과 강태선 서울시체육회장, 김용주 전 강원도체육회 사무처장에 이어 4명으로 늘어났다. 이기흥 회장의 3선 저지를 이해 야권 후보 사이에 추진된 단일화는 사실상 실패로 끝났다.
유 전 회장는 “단일화는 변화를 염원하는 체육인들의 조언에 따라 흔쾌히 응했던 것”이라면서도 “단일화 방식에선 나만의 생각이 있었다. 단일화는 예선의 성격이 크다. 본선(대한체육회장 선거)에 나갈 사람을 선택하려면 투명하고 공정해야 한다. 그런 방식을 제안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단일화는 실패했지만 출마를 결심했던 초심으로 도전하겠다는 신념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유 전 회장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은 누가 뭐래도 이기흥 현 회장이다. 현직일 뿐만 아니라 기존 선거에서 쌓아온 표심을 무시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면서 체육계를 혼란에 빠뜨렸다는 비판이 거세다. 금품 수수와 횡령 등의 혐의로 수사도 받고 있다. 하지만 이기흥 회장은 지난 24일 입후보를 앞두고 “도대체 뭐를 잘못해 나를 악마화하느냐”고 반발했다. 이에 대해 유 전 회장은 “각자의 생각은 다를 수 있다”고 전제한 뒤 “최소한 체육 현장에 대한 미안한 마음은 표현했어야 한다. 체육 현장이 얼마나 위축됐는지 잘 알고 계실 것”이라고 비판했다. 유 전 회장은 “현장으로 달려가 선거 운동을 시작하겠다. 선수 시절 한 포인트, 한 포인트 절실하게 따냈던 것처럼 이번 선거에서도 표심을 한 표씩 얻어내 새 역사에 도전하겠다”고 다짐했다.
황민국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