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코트 신내린 신네르
하드코트 신내린 신네르
빠른 템포 스트로크 주무기
역대 승률로는 페더러 다음
남자 테니스 ‘빅3’ 시대가 서서히 저무는 가운데 ‘차세대 주자’간 경쟁도 흥미롭다. 21살의 나이로 4차례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한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가 잠시 주춤한 사이, 2024시즌 막바지 얀니크 신네르(이탈리아)의 기세가 알카라스를 추월했다.
연말 세계 랭킹 1위를 확정한 신네르는 지난 25일 스페인 말라가에서 열린 2024 데이비스컵 결승에서 이탈리아를 대표해 출전, 조국의 우승을 이끌었다. 디펜딩 챔피언인 이탈리아는 1976년과 2023년에 이어 이 대회 통산 세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신네르는 통산 18승 가운데 8승을 이번 시즌에 수확했다. 호주오픈에서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을 거머쥔 신네르는 US오픈까지 정상에 올랐다. 또 메이저대회 아래 등급의 1000시리즈 마스터스 대회에서는 3개, 500시리즈 대회에서는 2개의 우승 트로피를 더했다. 데이비스컵 직전에는 시즌 최종전으로 시즌 ‘톱8’ 선수들이 출전하는 ATP 파이널스에서도 우승했다. 신네르는 누적 상금 3398만9584달러(약 475억원) 중 절반이 넘는 1691만4035달러(약 236억원)를 올해 벌어들였다.
시즌 성적은 73승6패다. 신네르는 로저 페더러(스위스), 라파엘 나달(스페인·이상 은퇴),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로 이어지는 ‘빅3’ 시대에 이어 90%가 넘는 승률로 시즌을 마친 역대 네 번째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신네르는 빠른 템포로 때리는 강력한 스트로크가 주무기로 특히 하드코트에서 강했다. 시즌 하드코트 승패는 55승3패, 승률은 94.83%에 달한다. 이는 페더러의 2005년 50승1패(승률 98.03%), 2005년 59승2패(96.72%)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승률이다. 이를 바탕으로 신네르는 하드코트 대회에서 6차례 우승했다. 하드코트에서 열리는 가장 큰 3개 대회(호주오픈·US오픈·ATP파이널스)에서 모두 우승한 것도 페더러(3회), 조코비치(2회)에 이어 세 번째다. 서브도 개선되면서 하드코트에서 위력이 배가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세계 3위인 알카라스는 이번 시즌 프랑스오픈과 윔블던 포함 4차례 우승하고도 시즌 후반 페이스가 뚝 떨어져 아쉬움을 남겼다. 30대 후반으로 접어드는 조코비치가 제한적으로 대회에 출전하겠다는 뜻을 밝힌 가운데 2025시즌 ‘남자 테니스 왕좌’를 노리는 2001년생 신네르와 2003년생 알카라스간 경쟁이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이정호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