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선수는 서로의 만남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한참 동안 대화를 나누며 만남을 기념했다.

보훔은 스페인 남부 헤레즈에 트레이닝 캠프를 차리고 후반기를 준비하고 있다. 다름슈타트 역시 헤레즈에서 1시간 가량 떨어진 소토그란데에서 훈련 중이다. 양 팀의 전지훈련은 막바지에 이르렀고, 다음주 초 다시 독일로 돌아간다.

우연히 양 팀의 만남이 성사됐다. 보훔은 헤레즈에 위치한 한 리조트에서 숙박과 함께 훈련에 임하고 있다. 리조트에 5성급 호텔과 함께 천연잔디 구장이 3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옆 운동장에 다름슈타트가 연습경기를 오게 되었다. 상대는 스위스 2부리그의 로잔.

현지시간으로 보훔의 훈련은 오후 3시 30분부터 진행됐고, 다름슈타트의 연습경기는 오후 4시에 킥오프했다. 백승호는 선발 출전해 전반 45분 동안 소화한 뒤 교체아웃 됐다. 다름슈타트는 전후반 라인업을 다르게 가져갔다. 하프타임을 이용해 선발 11명을 전원 교체했다.

왼쪽이 보훔 훈련장, 오른쪽이 다름슈타트 연습경기장

보훔은 자체 청백전을 통해 선수들의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는데 주력했다. 이청용은 조끼를 입지 않은 팀에 속했다. 이청용은 측면과 중앙을 가리지 않고 활발히 움직였고, 팀의 결승골로 연결된 프리킥을 유도하는 등 좋은 몸놀림을 보였다.

30분 먼저 시작한 보훔의 훈련이 다름슈타트의 연습경기보다 먼저 끝났다. 이청용은 옆구장에 다름슈타트가 와 있다는 사실에 놀라며 백승호를 찾아 나섰다. 전반만 뛰고 교체된 백승호는 운동장 한 켠에 앉아있었고, 두 선수는 인사를 나눈 뒤 나란히 앉아 경기를 관람했다.

백승호는 “정말 놀랐다. 연습경기를 하러 왔는데 옆 구장에 보훔이 와있었다. (이)청용이 형이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고 말했다. 이청용 역시 “타지에서 만나다보니 반가웠다. 서로 훈련 스케쥴은 어떤지 이야기 많이 나눴고, 연습경기를 보며 경기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