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시간으로 오후 8시이고, 현지인들 입장에선 축구보기 좋은 시간대이다. 하지만 한국 축구팬들은 졸린 눈을 비비고 일어나서 중계방송을 시청해야 한다.

29일 펼쳐진 파리 생제르망과의 경기는 달랐다. 한국시간 오전 0시 30분, 프랑스 시간 오후 5시 30분에 킥오프 휘슬이 울렸다. 이유가 있었다. 바로 새벽에 일어나야 하는 한국 축구팬들을 위한 보르도 구단의 배려였다.

지롱댕 보르도는 29일 오전 0시 30분(한국시간) 프랑스 보르도에 위치한 누오보 스타드 드 보르도에서 열린 파리 생제르망과의 2019-20 시즌 프랑스 리그앙 8라운드 홈경기에서 0-1로 패했다.

이날 경기는 이번 시즌 보르도 구단이 치르는 홈경기 중 최고의 빅매치였다. ‘최강’ PSG의 방문에 맞춰 경기장은 일찌감치 매진됐고, 4만명이 넘는 관중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보르도 홈팬들은 경기 전 카드섹션도 펼쳤다.

그리고 황의조를 보기 위해 새벽에 일어나야 하는 한국 축구팬들을 위한 배려도 이어졌다. 보르도 구단은 리그앙 사무국과 협의해 이날 경기 킥오프 시간을 앞당겼다. 더 많은 시청자를 끌어오기 위함이다. 실제 보르도 경기 포털사이트 중계에 접속한 사람들의 수는 이전 새벽 시간대 경기보다 확연히 많았다.

보르도 경기장에서 만난 구단 관계자는 “보르도 구단 차원에서 힘을 썼다. 황의조 선수가 한국에서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한국 팬들을 위해 경기 시간을 당겼다”면서 “이전에도 리옹과의 경기가 일찍 시작했다. 아시아 시장에서 유럽리그가 미치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자연히 따라오는 것”이라 설명했다.

이날 황의조는 보르도 선수 중 가장 눈에 띄는 몸놀림을 선보였다. 최전방에서 자신있게 때리는 슈팅은 날카로웠고, 수비가담도 적극적으로 수행했다. PSG가 황의조가 버티는 오른쪽 대신 왼쪽을 이용해 자주 보르도 수비를 공략하곤 했다.

황의조의 활약을 이전보다 많은 한국 시청자들이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경기였다. 태극기를 든 한국 관중들도 많이 보르도 경기장을 찾았다. 그리고 뛰어난 실력만큼 황의조는 보르도에서 많은 배려와 관심을 받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