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은 행복하게 뛰고 있는 것은 아니라면서 현 상황에 대한 복잡한 마음을 전했다.

지난 2013년 레알에 합류한 베일은 명실상부 팀 중심 공격수로 활약해 왔다. ‘BBC(베일-벤제마-호날두) 라인’의 한 축으로 자리했다. 리그 우승 1회, 챔피언스리그 우승 4회 등을 이끌었고 큰 경기에서 강한 선수라는 인식을 새겼다.

하지만 부상과 경기 외적인 문제들이 겹치면서 베일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셌다. 스페인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문제나 골프를 즐기는 것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베일을 향해 이어졌다.

레알로 복귀한 지네딘 지단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새로운 레알을 만들려는 의지가 강했던 지단 감독은 베일을 향해 “내일이라도 떠났으면 좋겠다”는 말로 중국 슈퍼리그,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구단들의 관심을 받은 그를 향해 공개적으로 이적을 권유했다. 하지만 베일은 중국 슈퍼리그 구단 이적 직전 협상이 틀어지면서 레알에 남게 됐다.

상황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나갔다. 레알은 새롭게 영입한 에당 아자르가 부상당하는 등 선수 구성에 어려움을 겪었고 프리시즌 경기력에 대한 비판으로 어려운 위치에 놓였다. 이에 지단 감독은 개막전부터 베일을 선발로 내보냈고 기회를 받은 베일은 보란 듯이 맹활약을 펼쳤다. 베일은 카림 벤제마와 나란히 2골 1도움을 올리면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그럼에도 현지 언론뿐만 아니라 레알로부터 버림받은 것이나 다름 없던 베일의 마음이 편할 리 없었다. 베일은 영국 ‘스카이스포츠’를 통해 “내가 다른 누구보다 희생양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전혀 공정한 상황이 아닌 상황에도 말이다. 지난 시즌 말미는 나에게도, 팀에게도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내가 행복하게 뛰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프로선수이고 클럽이든 국가대표팀이든 항상 내가 (팀에) 헌신할 수 있는 만큼 한다”면서 불편하기는 하지만 최선을 다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베일은 “솔직히 말해 레알은 더욱 심한 격변의 시기를 맞이할 것이다. 나와 레알은 결국 어떤 식으로든 (거취에 대한) 결론을 도출해야만 한다”는 말로 레알과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생각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