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 써주면 더 좋지만 실리 마르셀리노 결국 성적 좋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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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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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 써주면 더 좋지만 실리 마르셀리노 결국 성적 좋으니
마르셀리노 감독의 성적 창출 능력만큼은 엄지를 내밀 만하다.
발렌시아 CF는 4월 19일(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발렌시아 메스타야에서 열린 '2018-2019 UEFA 유로파리그' 8강 2차전 경기에서 비야레알에 2-0으로 승리했다. 1차전 원정 경기에서 3-1 대승을 거둔 발렌시아는 1, 2차전을 모두 완승하며 깔끔하게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창단 100주년을 맞이한 발렌시아는 시즌 초반 부진을 딛고 2010년대 최고의 시즌을 만들 기세다. 발렌시아는 현재 리그 32경기에서 11승 16무 5패 승점 49점으로 리그 6위다.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걸린 4위 세비야와는 단 3점 차다. 시즌 초반 강등권 문턱까지 떨어졌던 것을 떠올린다면 대단한 반등이다. 컵 대회에서 거둔 성과는 더 놀랍다. 코파 델 레이에서는 결승에 올랐고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유로파리그 4강으로 씻었다. 프리메라리가 4위와 더블 우승 욕심을 한 번에 낼 만하다.
마르셀리노 감독의 '실리주의'는 또 한 번 통했다. 이번 시즌 초반만 해도 단조로운 공격 루트와 공격수 개개인의 부진으로 빈공 '무캐기 달인'이라는 오명을 썼지만 어느새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가시권에 들어오는 위치까지 올라섰다. 공격이 약해도 수비는 탄탄한 전술 성향은 단기 토너먼트에서 더 빛을 발했다.
기술이 뛰어난 선수가 많고 '주도하는 축구'가 성행하는 스페인이지만 마르셀리노 감독은 4-4-2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실리적인 축구를 구사한다. 수비 상황에서는 두 줄 수비로 탄탄하게 골문을 지키고 역습 상황에서는 측면을 활용한 크로스 공격을 즐긴다. 한두 해로 만든 노하우가 아니다. 마르셀리노 감독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이끈 비야레알에서도 비슷한 스타일로 매년 유럽 클럽 대항전에 나서며 호평받은 바 있다. 마지막 시즌인 2015-2016시즌에는 리그 4위, 유로파리그 4강 호성적을 거뒀다.
이런 전술 성향으로 인해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창조성을 발휘하는 이강인이 소외받는 모습이다. 마르셀리노 감독의 전술에서 이강인은 측면 자원으로 뛰어야 하는데 측면이 주 포지션인 게데스, 체리셰프 등을 밀어내기는 어렵다. 이강인이 1군 계약을 맺고 출전 명단에서 찾기 어려워진 시점은 지난 2018년 12월 부상으로 이탈한 게데스가 복귀한 시점과 맞물린다.
그래도 팀 입장에서는 성적을 잘 내는 감독이 먼저다. 후반기 들어 이강인에게 기회를 거의 주지 않았다는 점을 제외하면 발렌시아는 마르셀리노 감독에게 진 빚이 많다. 지난 2017년 발렌시아 지휘봉을 잡은 마르셀리노 감독은 부임 첫 해부터 발렌시아를 4위까지 끌어올리며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냈다. 당시 발렌시아가 지난 두 시즌간 누노 에스피리투 산투, 게리 네빌, 파코 아예스테란, 체사레 프란델리 등 여러 감독을 연이어 경질하며 리그 10위에도 들지 못했던 팀이었기에 마르셀리노 감독의 성과는 호평받아 마땅하다. 이번 시즌도 슬로우스타트였지만 기대치는 충분히 충족한 시즌이다.
발렌시아가 리그 4위, 코파 델 레이 우승, 유로파리그 우승 3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건 어려울 수 있다. 리그에서는 현재 6위로 추격자 입장, 코파 델 레이 결승 상대는 바르셀로나다. 유로파리그에서도 4강에서 아스널, 결승에서는 첼시-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경기의 승자와 만나야 한다. 그러나 발렌시아가 이 중 하나만 잡아도 성공한 시즌이다. 이 정도 성과라면 유망주를 소홀히 기용했다는 비판점 하나는 덮을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