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 말디니가 기억하는 이스탄불의 악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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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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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 말디니가 기억하는 이스탄불의 악몽
AC 밀란 나아가 이탈리아와 유럽 축구계 손꼽히는 레전드로 불리는 말디니, 부친인 체사레 말디니의 뒤를 이어 밀란의 유니폼을 입었고 이후 밀란 유소년팀부터 시작해 1군 데뷔 이후 2009년까지 오직 밀란에서만 활약했던 말디니다.
밀란 소속으로 말디니는 선수로서 누릴 수 있는 모든 건 다 누렸다고 평가된다.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만 7차례 정상을 차지했고, 코파 이탈리아와 수페르코파 이탈리아에서도 각각 1회와 5회의 우승 기록이 있다. 말디니의 진가가 발휘된 대회는 다름 아닌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였다. 말디니는 지금까지 총 5차례의 유럽 정상을 차지했다. 웬만한 클럽들보다 더 많은 우승 횟수다.
유럽 축구 최고의 레전드로 꼽히는 말디니지만, 그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대표적인 경기가 유로2000 프랑스와의 결승전 그리고 1994 미국 월드컵 브라질 대표팀과의 결승전 패배 그리고 2004/2005시즌 일명 '이스탄불의 기적' 혹은 '이스탄불의 악몽(참사)'로 불리는 리버풀과의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었다. 2년 후 밀란은 아테네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리버풀에 승리하며 우승컵을 들어 올렸지만, 이스탄불의 악몽은 여전히 씻을 수 없는 상처라는 평
그렇다면 말디니가 회상하는 '이스탄불의 악몽' 뒷 이야기는 어떨까? 말디니는 5일(이하 한국시각) 글로벌 축구 매체 '골닷컴'에 실린 '단독 인터뷰'를 통해 이스탄불에서의 악몽 뒷 얘기를 전했다.
인터뷰 초반 말디니는 "월드컵 결승전에서도 패배했고, 유로 결승전에서도 경기 막바지에 패배를 맛봤다. 이에 대해서 실망감을 느꼈다. 커리어를 보내면서,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세 차례의 패배를 기록했으며, 이는 매우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이스탄불에서 열린 결승전이 마지막이었을 것이다. 그 경기에서도 골을 넣고 승리했다면 정말로 환상적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운명은 2년 뒤, 이를 만회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라며 이스탄불 악몽에 대해 회상했다.
시간이 흐른 후 리버풀이란 단어를 들으면 어떤 느낌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주로 두 번의 결승전 중 첫 번째 경기가 떠오른다. 이상하게도 그 단어를 듣게 되면 그 경기에 대한 강한 기억이 떠오른다. 정말 특이한 결승전이었다. 3-0으로 앞서 나갔고, 당시 (나는) 경기 시작 40초 만에 골을 넣었다. (연장전을 포함한) 120분의 경기 중 우리는 110분을 앞서 나갔지만, 이기지 못했다. 축구란 정말 이상하면서 기이한 종목이라는 점에 대해 알게 됐다"라고 답했다.
아테네, 2007년 결승전 당시 말디니는 좋지 않은 무릎을 안고 대회 결승전에 나섰다. 그리고 당시 결과는 밀란의 2-1 승리였다. 2년 만에 이스탄불 악몽에 대한 복수에 성공한 셈.
결승전 당시 무릎의 상태가 어땠냐는 질문에 대해 말디니는 "아테네에서 열린 결승전에 나서는 일은 사실은 도박에 가까웠다. 그러나 내가 마지막으로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무대에서 뛸 기회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2일의 축하 파티 이후에는 벨기에로 가서 무릎 수술을 받아야 했다. 마취가 풀린 채 깨어났을 때는, 결승전에서 이겼는지 졌는지를 기억하기 위해 애썼다. 커리어의 마지막 쯤이었던 그 경기에 대해서 잘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이후 몇 년의 시간, 경기를 많이 뛰어허 힘들었다"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서 말디니는 '이스탄불의 충격에도 선수들이 와해하지 않았던 비결에 대해' "결승전 이후 열린 리그 경기에서는 누구도 경기에 나서고 싶지 않아 했다. 그 뒤 휴가가 주어졌지만, 우리 중 누구도 잠을 제대로 청할 수 없었다"라고 운을 뗀 뒤, "우리 선수들의 강점은 2007년에도 그랬듯,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까지 다시금 오를 수 있던 점이다. 우리는 잃을 것도 많았다. 만일 다시 한 번 리버풀에 패한다면, 정말 지우기 힘든 상처가 생기기 때문이다"라고 답했다.
또한, "1년 뒤, 이스탄불에서 경기를 다시금 나서게 됐지만 우리가 정말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는 걸 알고 있었다. 경기의 90%정도 우리는 리버풀을 압도했다고 생각하지만, 축구는 그러한 스포츠고 때로는 잔인하기까지 하다"라고 덧붙였다.
2년 뒤, 밀란은 카카의 맹활약 그리고 수비진의 분투와 미드필더진의 궁합이 힘을 실으며 UEFA 챔피언스리그 정상을 차지했다. 결승전 상대는 리버풀이었고 결과는 2-1, 밀란의 승리였다.
당시 밀란의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 배경에 대해 말디니는 "안첼로티 감독이 끼친 영향이 크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배경으로는 "안첼로티 감독은 늘 외부의 일이 팀에 영향을 미치도록 하지 않는다. (선수들로 하여금) 긍정적인 감정을 북돋아 준다. 당시 우리는 조별 리그 통과도 힘들어 보였고, 경기력 자체가 좋지 못했다. 그러던 중 윈터 브레이크를 통해 우리는 상황을 파악하게 됐고 우리의 목표는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이 됐다. 2월 그리고 3월이 되면서 우리는 마음먹은 대로 잘 풀리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딱 맞는 시기에, 세도르프가 돌아왔고 힘든 시기에는 인자기가 골을 넣어줬다. 피를로는 계속해서 자신의 능력을 보여줬다. 덕분에 우리는 피치에서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라며 한 때는 동료에서 사령탑으로 그리고 이제는 적으로 마주하게 된 안첼로티에 대한 일화를 알렸다.
또한 "솔직히 말하자면 1월쯤 부터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대해 신경쓰기 시작했다. 우리는 결승에 진출할 수 있으며, 우승할 수도 있다고 말하기 시작했다. 가끔은 자기 자신에 대한 주문이 효과적이기 마련이었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말디니는 밀란 선수들에게 마음가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말디니가 은퇴를 선언한 2009년 이후 밀란은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했다. 2012년 여름에는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그리고 치아구 시우바가 팀을 떠나면서 우승권과는 멀어졌다. 올 시즌 말디니 그리고 레오나르두가 구단의 보드진으로 복귀하며 다시금 명가재건을 위해 힘쓰고 있지만, 쉽지는 않다.
말디니는 자신의 후배들에게 "밀란은 늘 오르락 내리락 하던 팀이다. 세리에B도 가봤고, 다른 팀들은 해내지도 못한 최고의 자리에도 올랐다. 이러한 정신력을 갖고 싶다. 실수를 해도, 아주 큰 실수여도, 다시금 높은 곳으로 뛰어 오를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다"라며 충고를 건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