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급이 뭐길래 자격증에 울고 웃는 스타 차기 감독들
토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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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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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급이 뭐길래 자격증에 울고 웃는 스타 차기 감독들
"P급 따러 가야죠."
지난해 12월 만난 한 유명 축구인은 겨우내 무엇을 할 것인지를 묻자 ‘P급을 일단 얼른 따야한다’며 외국에 나가서라도 P급 지도자 자격증을 딸 것임을 밝혔다.
이전까지는 A급 지도자 자격증이 있으면 K리그 감독을 하는데 문제없었다.
하지만 2019시즌부터는 P급 자격증을 보유하거나 혹은 P급 과정을 밟고 있는 이가 아닌 이상 K리그 감독직을 맡을 수 없다.
이로 인해 현장에서는 난리가 났다. 당장 급해진 사람은 현직 감독 중에 아직 P급을 따지 못했던 지도자들이다. 김종부(경남FC), 박동혁(아산무궁화), 고종수(대전시티즌), 박진섭(광주FC) 등은 급하게 겨우내 P급 자격증을 따기 위해 공들였고 연맹 역시 이들을 우선 배치해 현재 교육과정 중에 있다.
올시즌부터 ‘P급 없이는(혹은 과정 이수 중이 아니면) K리그 감독이 불가능하다’는 제도가 생기면서 A급을 가진 수많은 지도자들이 P급 자격증을 따기 위해 신청했지만 현역 우선에 지도자 과정을 소화할 수 있는 인원도 제한적이면서 이름값 있거나 혹은 구단에서 차기 감독으로 점찍어놨다는 코치들이 P급 과정을 밟지 못한 사례가 속출했다.
유명선수 출신 A지도자는 한 구단의 감독을 맡기로 했었다. 하지만 갑자기 연맹 규정이 바뀌고 ‘P급 없이는 K리그 지도자 불가능’의 통보를 받으며 다잡은 감독직을 놓칠 수밖에 없게 되기도 했다. 그래도 여전히 구단 수뇌부에서는 해당 지도자를 좋게 보고 있어 ‘그래도 최대한 P급 자격증을 따두라’고 언질을 줘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수도권 B구단의 한 코치는 2018시즌 종료와 동시에 새로운 감독이 될 것으로 내부에서 정리가 됐다. 하지만 연맹 규정 변화로 인해 A급 자격증만 소지한 코치는 자격증이 없어 역시 감독 자리를 무기한으로 기다릴 수밖에 없게 됐다.
지방 C구단의 경우 P급을 가진 코치가 감독이 될 것이라는 시선이 있었으나 감독이 P급 문제를 해결하면서 권력구도 개편이 일어날 뻔했다가 무산되기도 했다.
아시아축구연맹은 2020년부터 P급 자격증 없이는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 나서는 팀의 감독을 할 수 없게 명문화했다.
한국은 이보다 1년 빠르게 이 규정을 적용한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P급 자격증을 방패막이로 기존 P급 보유 지도자들에게 지나친 혜택 혹은 카르텔을 형성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하기도 한다. 굳이 1년 먼저 실행할 필요가 있었냐는 것.
실제로 P급 자격증은 매년 열리지 않고 수강 인원도 워낙 제한적이기에 기존 P급을 보유하고 있지 않는 이상 ‘자격 요건 미달’로 감독이 되기 쉽지 않다.
예전에는 A급 지도자 자격증만으로도 K리그 감독이 가능했기에 젊은 지도자들이 선수 은퇴 후 짧은 지도자과정만 거치고 과감하게 감독에 도전하는 사례가 있었지만 이제부터는 이런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는게 축구계의 공통된 의견.
이처럼 P급 자격증 보유로 K리그 감독직에 대한 기준이 올라가며 울고 웃는 지도자들도 자연스럽게 생겨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