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 남자 정재용 도전 정신 앞세워 스틸타카'의 엔진이 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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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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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 남자 정재용 도전 정신 앞세워 스틸타카'의 엔진이 되고파
"(정)재용이 있잖아요."
포항 스틸러스는 시즌 시작을 앞두고 날벼락을 맞았다. 수비형 미드필더 코너 채프만이 느닷없이 팀을 떠났다. 상호합의였다고는 하지만, 개운치 않은 상황이었다. 2년 재계약 후 갑자기 팀을 나갔다는 점에서 더 그랬다.
없으면 없는 대로 버텨야 하는 포항이지만, FC서울과 상주 상무에 연패하면서 빨간불이 켜졌다. 중앙 미드필더 부재를 제대로 느꼈다. 3라운드 경남FC전에서 네 골을 퍼부으며 4-1 승리를 거두며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경남이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를 병행하고 있었고 말레이시아 원정을 다녀오는 등 피곤한 상태에서 포항을 만났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진정한 초반 승부는 A매치 휴식기가 끝나고 30~31일 재개되는 K리그1 4라운드부터다. 마침 포항은 3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전북 현대와 진검 승부를 펼친다. 만나기만 하면 골잔치를 벌이며 명승부를 연출, 더욱더 흥미로운 승부가 예상된다. 지난해 양팀의 네 번 겨루기에서 무려 14골이 터졌다. 경기당 3.5골로 포항이 9골, 전북이 5골이었다.
전북도 포항을 잡아야 초반 기세를 이을 수 있다. 포항 입장에서는 중원 싸움에서 밀리지 말아야 한다. 최 감독에게 "채프만 대안이 있느냐"고 묻자 "(정)재용이 있잖아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A매치 휴식기에 계약 기간 2년 9개월에 영입한, '불꽃 남자'라 불리는 수비형 미드필더 정재용(29)에 대한 신뢰였다.
정재용은 188cm의 장신이지만 스피드가 좋은 편이고 투쟁심도 있다. 공격 가담 능력도 뛰어나다. 2017년 포항의 라이벌 울산 현대 소속으로 '동해안 더비'로 열린 개막전에서 두 골을 넣는 능력을 보여줬다. 또한 K리그 140경기를 소화한 베테랑으로서 안정적인 수비 라인 조율 능력도 함께 기대할 수 있다.
최 감독의 기대를 받은 정재용은 스포티비뉴스에 "동계 훈련을 같이하지 않아서 감독님이 원하는 부분을 빨리 알아야 한다. 합류한 지 일주일이 지났는데 그저 열심히 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2013년 FC안양을 통해 프로에 데뷔한 정재용은 2016년 울산으로 이적했다. 두 구단 모두 4년씩 있었다. 마음만 잘 먹었다면 장기 계약으로 '프랜차이즈 스타'도 가능했다. 그러나 올 시즌 두 경기를 뛰고 포항으로 이적했다. 140경기 13득점 4도움이라는 기록도 그대로 따라왔다.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도전정신이 있어야죠. 울산에 너무 오래 있다 보니까 거기에 취하는 것이 아닌가 싶었어요. 더 발전할 수 있는데 안주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요. (포항 이적은) 좋은 기회가 된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도 좋다고 판단했으니 기회를 살려보고 싶어요. 나이도 서른 줄에 접어들었고요."
▲ ⓒ한국프로축구연맹 2017년 K리그 개막전에서 포항 스틸러스에 두 골을 넣었던 정재용, 당시 그는 황지수(현 포항 코치)의 코뼈를 부러트려 원성을 샀다. 2년 뒤 그는 포항 유니폼을 입고 뛰게 됐다.
무엇이 그를 포항으로 이끌었을까. 라이벌 구단으로 이적은 정말 쉽지 않은 선택이다. 포항과 울산 구단 역사에 직접 이적은 손에 꼽을 정도다.
"예전에는 어려서 그랬는지 흥이 넘치는 축구를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나이를 먹고 조금 더 발전하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러 팀을 경험하는 것은 좋은 것이라고 봐요. 최순호 감독님 밑에서 어떤 축구를 하는지 알고 싶기도 했어요. 또, 김기동 코치님도 미드필더 출신으로 오래 뛰었잖아요. 많이 배우지 않을까 싶어 결정했습니다.
포항은 소위 잔패스로 공격을 전개하는 '스틸타카'라는 확실한 팀 스타일이 있다. 지도자와 구성원이 달라져도 기본 틀은 유지된다. 빌드업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 정재용 입장에서는 적격이다.
"포항에서 뛰는 이점으로 크게 느낀 것이 빌드업이에요. 볼을 소유하면서 패스 주고받잖아요. 스틸타카라고 하는데 어린 시절부터 좋아했어요. 재미있게 축구를 할 수 있으니까요. 상대를 거칠게 다루는 것은 제 몫이지 않나 싶네요."
'터프함'은 정재용을 상징한다. 그러다 보니 기억에 남는 일도 있었다. 2017년 포항과 개막전에서 현재 포항 코치인 황지수를 수비하다 그만 코뼈 골절 부상을 만들었다. 경기 후 정재용이 황지수에게 전화를 걸어 사과했다. 황지수는 쿨하게 "경기 중 그럴 수 있다"며 넘겼지만, 이후 포항팬들의 미움을 샀다. 절묘하게도 포항으로 온 정재용이다. 황 코치와는 대화를 나눠봤을까.
"황쌤과는 인사만 했어요. 워낙 위엄이 있으셔서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부분이 있더라고요. 그 당시는 형이었는데 지금은 선생님이라고 불러야 하는 것이 차이네요."
대학 선배 유준수의 도움을 받고 김승대 등을 통해 '강철 전사'의 기운을 받고 있다는 정재용은 빠른 적응과 함께 지난해 부상으로 부진했던 아픈 기억을 잊겠다는 각오로 가득하다.
"예전에는 무작정 열심히 했는데 지금은 여유롭게 생각을 더 하면서 보려고 해요. 지난해 좀 아쉬웠던 것이 부상도 있었고 경기력도 불만족이었어요. 올해 꼭 만회하고 싶어요. (유)준수 형과 함께 경쟁하며 나눠 뛰려고요. '정재용이 열심히 한다'고 생각하게, 팬들의 인식을 꼭 바꿔 보겠습니다. 정말 포항에서 잘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