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 맞춤형 선수 관리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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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 맞춤형 선수 관리법
여러 변화가 예고돼 있어도 선수 관리 하나는 엄격하다. 한 번 쓴 경험을 해봤기에, 파울루 벤투 감독은 ‘관리’에 있어서 만큼은 그 어느 때보다 철저하다.
19일 이강인(발렌시아)과 백승호(지로나), 이청용(보훔)이 합류하면서 완전체가 된 벤투호는 파주 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했다. 오랜만의 만남이어서 그런지 선수들의 얼굴은 하나같이 밝았다.
그런데 이날 훈련에는 27명 중 24명만이 나왔다. 김진수(전북), 정승현(가시마),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등 3명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3명 모두 공수에서 중요한 자원들인만큼 궁금증이 컸다.
이들이 훈련에 불참한 이유는 몸 관리 차원에서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김진수는 감기 증세가 있어 휴식을 취하고 있다. 독감은 아니라고 하는데 일단 오늘은 휴식을 하게 했다”며 “정승현은 오른쪽 햄스트링에 가벼운 통증이 있고 지동원은 합류 전 독일에서 마지막으로 치른 경기에서 왼쪽 무릎에 타박상을 입었다. 가벼운 부상이나 둘 모두 실내 재활 훈련으로 일정을 바꿨다”고 말했다. 김진수는 합류 첫 날이었던 지난 18일부터 미열이 있었다. 지동원 역시 첫 날 훈련 도중 실내로 들어갔는데 벤투 감독은 부상이 더 커질 우려가 있다고 판단돼 아예 팀 훈련을 쉬게 했다.
벤투 감독의 관리는 이 뿐만이 아니다. 이날 선수들이 훈련에 앞서 워밍업을 하고 있는 가운데 이청용과 백승호만 운동장 주위를 가볍게 돌며 몸을 풀었다. 이날 함께 합류한 이강인은 이 2명과는 달리 처음부터 선수들과 함께 워밍업을 진행했다. 이청용의 경우 17일 리그 경기를 소화하고 왔기 때문에 피로가 덜 풀렸기 때문이라고 해도, 백승호는 이강인과 함께 최근 리그 경기에 출전하지 않으면서 체력적인 부분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강인과 비교하면 출전 시간은 들쭉날쭉했어도 비교적 많은 경기를 뛰어왔기에 역시 적잖은 피로가 쌓여 있었다. 이에 벤투 감독은 상태를 면밀히 살핀 끝에 백승호도 강도 높은 워밍업보다는 가벼운 러닝으로 몸을 푸는게 낫다고 판단했다.
벤투 감독은 지난 1월 아시안컵 당시 선수들의 체력 관리와 부상 방지, 회복에 적잖이 애를 먹었다. 부상에 신음하는 선수가 속출하면서 지난해 12월 아시안컵 최종 명단을 발표한 뒤 대회가 끝날 때까지 선수 전원이 다 같이 모여 제대로 된 훈련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카타르와의 8강전에서는 20명만 나설 수 있었다. 당시 벤투 감독은 “우리 팀에 부상이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문제”라며 한숨을 쉬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의무팀 트레이너의 대회 중 이탈이라는 웃지못할 촌극까지 벌어졌다.
기본적으로 대한축구협회의 철저한 뒷받침이 필요하지만, 한 번 쓴맛을 봤던 벤투 감독은 아예 시작부터 직접 선수들의 몸을 관리하겠다는 뜻을 보이고 있다. 이날의 훈련 패턴에 벤투 감독의 이러한 의지가 강력하게 반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