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이 독일 축구의 자존심 바이에른 뮌헨 홈구장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를 뒤흔들고 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힘은 대단했다.

리버풀은 14일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유럽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바이에른 뮌헨을 3-1로 꺾고 8강에 합류했다. 사디오 마네의 멀티골과 수비수 버질 반 다이크의 헤딩골을 더해 챔피언스리그 절대 강자 뮌헨을 격파했다. 리버풀은 안방에서 열린 1차전에서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으나 원정에서 짜릿한 승리를 거둬 8강행 티켓을 따냈다. 리버풀의 합류로 EPL 클럽 네 팀은 모두 8강까지 살아남았다. 앞서 지난 주에 토트넘과 맨체스터 시티가 여유있게 8강에 올랐고, 13일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파리 생제르맹(프랑스)에 기적같은 역전승을 거두며 8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유럽 챔스리그에서 EPL 네 팀이 8강에 진출한 것은 역대 세 번째이자 지난 2008~2009시즌 이후 처음이다.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리그를 보유한 축구 종가의 자존심을 10년 만에 되찾은 것이다. 잉글랜드는 지난해 러시아월드컵 4강에 오르며 국가대표의 선전에 이어 클럽 팀 별들의 무대에서도 초강세를 보이며 세계 축구의 중심으로 확실히 자리잡았다. 

반면 독일은 쓴 맛을 봤다. 독일 분데스리가의 마지막 희망이던 바이에른 뮌헨마저 리버풀에 잡히면서 2005~2006시즌 이후 13년 만에 처음으로 8강에 한 팀도 오르지 못했다. 특히 바이에른 뮌헨은 2011~2012시즌 이후 7시즌 연속 8강행에 오른 챔피언스리그 강자로 독일 축구를 대표해 왔으나 8년 만에 쓴맛을 봤다. 16강에 올랐던 또 다른 독일팀 도르트문트와 샬케도 공교롭게도 모두 잉글랜드 팀인 토트넘과 맨시티에 각각 무릎을 꿇었다. 독일은 지난 해 러시아월드컵에서 한국에 패하는 등 16강 진출에 실패한 데 이어 챔피언스리그에서도 8강 진입에 실패하며 잇달아 체면을 구겼다. 

EPL의 초강세는 자본과 인기가 결합하고 많은 스타들이 몰리는 선순환이 이뤄진 결과로 분석된다. 전 토트넘 감독인 팀 셔우드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은 “독일과 스페인무대에서 활약하다 맨시티 지휘봉을 잡은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첫 시즌을 치른 이후 EPL이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리그라고 했다. 그의 믿음은 맞다”고 말했다. 이어 “하위권팀이 승강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든,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있는)상위 4자리를 놓고 싸우든 EPL에는 항상 무언가 있다. 돈은 이 곳에 있고, 선수들은 EPL로 오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EPL의 초강세 속에 나머지 네 팀은 4개국 리그에서 한 팀씩 합류했다. 리오넬 메시가 이날 2골·2도움으로 펄펄 날며 승리를 따낸 FC바르셀로나(스페인)와 유벤투스(이탈리아), 포르투(포르투갈), 아약스( 네덜란드)가 8강에 진출했다. 8강 대진은 15일 저녁 스위스 니옹에서 추첨으로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