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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의 야썰 단편 성경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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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과거-
39살의 나이로 한 여인의 남편으로, 두 아이의 아빠로서 평범한 가장으로서 7년째 생활 중이다.
싸움은 텔레비전에서나 하는 것이고 바람은 드라마에서나 나오는.. 나와는 거리가 먼 그저 평범한 40대를 준비하며 하루하루를 삶에 치여 살아가고 있는 남자일 뿐이다.
다행으로 아내의 유전자를 닮은 두 딸아이는 주위로부터 아동 모델을 내보내 보라는 권유까지 받을 정도로 사랑스럽고 귀엽게 생겼기에 난 이미 딸 바보로 통한 지 오래였고, 결코 빠르지 않은 결혼에도 아내 같은 여자와 백년회로를 할 수 있었던 걸 내 생에 최고의 행운이라고 자부하는 남자였었다.
나보다 4살 어린 아내는 몸이 좀 약한 편이었고, 그래서 병가로 그만 둔 전 회사 이후 3년이라는 시간동안 휴식을 갖고 나서야 내가 근무하는 회사로 이직 한지 불과 3개월 만에 내 프로포즈를 받고 당황했었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리만큼 남아있었는데.. 난 아내의 병가 사실도, 그리고 약한 몸이란 것도 다 받아들이며 끈질기게 날 설득하는 아내의 말에도 더 끈질기게 달라붙어 아내를 역으로 3개월 만에 설득할 수 있었다.
비록 자신의 몸이 좋아졌다고는 해도 아직 완전히 회복된 건 아니었기에 나와 결혼할 수 없다는 아내의 눈물 섞인 고백은.. 아내는 유방암에 걸렸었다. 그로 인해 평생 실리콘이란 이물질을 안에 넣고 살아야만 한다며 내게 그 가슴을 직접 보여주기까지 했던 아내였지만 난 그런 건 상관이 없었다. 오히려 속물처럼 더 탐스럽게 보기 좋은 아내의 가슴에 흥분을 했으니 말이다.
모유가 아예 안 나오는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첫째 딸처럼 둘째 딸아이도 단 한 방울의 모유도 먹이지 못하고 오로지 분유로만 키워야만 했다. 그런 상황에 아내는 나와 아이들에게 정말로 미안해하며 죄스러워 했었지만 그런 아내의 심성조차 날 정말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남 부러울 게 없는 그런 남자로 만들어 줬었다.
170정도의 키에 마른 몸매인 아내는 그 실리콘으로 인해 오히려 글래머가 되어 있었고, 자신이 투병생활을 기록했던.. 우연히 발견한.. 마지막이 될지 모른다며 자신의 사라진 한쪽 가슴을 드러내 흉한 모습조차 찍어 놓은 이전의 사진이 마음에 걸리긴 했지만 지금이.. 현제가 가장 중요했기에 그런 아내의 몸매는 어떤 모델보다도 훨씬 아름답고 섹시했다.
44와 55사이즈의 중간 옷이 너무도 잘 어울리는 아내의 허리는 25인치밖에 안됐는데.. 수술로 인해 가슴은 36의 꽉 찬 B컵으로 아이들과 같이 외출을 할 때면 항상 뭇 남성들의 시선에 아내를 숨기기 바빴다. 얼굴은 또 얼마나 앳되고 미인 형인지.. 양귀비가 질투심에 귀 싸대기를 후려갈길 만큼 아름답다. 미인은 단명 한다고 하더니.. 사실 이 결혼 자체가 평탄했던 건 아님을.. 굳이 말할 필요가 있을까.. 뻔 한 부모님들의 반대와 친구들의 질투심과 진심어린 조언과 충고들은 이미 사랑에 빠진 나에겐 그저 한쪽 귀에 들어와 다른 쪽 귀로 넘어가는 그런 사행성 광고 일 뿐이었다.
결혼하자마자 미친 듯 아내를 탐했을 땐..
사실 신혼여행을 발리로 떠났던 우리였지만.. 단 한 번도 호텔에서 문밖으로 나가보질 않았다. 남들은 추억을 만들어야 한다고, 사진이라도 많이 남겨야 본전이라도 건진다며 밖을 싸돌아 다녔겠지만 내겐 아내와 단둘만의 시간이 가장 소중했고 절실했다. 32살이란 적지 않은 나이에 여자의 알몸에 미쳐서 투정부리듯 신혼여행에서만큼은 옷을 입지 말라는 엄포까지 할 정도였으니..
정말 밥 먹는 시간 빼고는 호텔방 안에서 단 한 번도 나가보질 않았기에 발리가 어떤 곳인지 기억조차 나질 않는다.
그리고 허니문 베이비로 같게 된 첫째 딸은...
아내의 허약한 몸에 반대를 과격히 하던 어머님과 아버지의 잔소리와 못마땅함을 일순간에 날려버리게 되었다.
그렇게 꿈같은 내 인생의 절정기는 7년이라는 짧지도 그렇다고 길지도 않은 시간동안 지속되며 영원 할 것만 같았었다..
그런데.....
난 한통의 전화를 받고 지금 회사 근처의 커피숍에 앉아 있다. 낯선 남자 앞에 매년 끊으려 노력했던 담배를 다시 입에 물고서 마주하고 있었다.
"...."
"못 믿어우시면... 이걸 보시죠."
남자는 내 잔뜩 일그러진 표정에도 대수롭지 않다는 듯 테이블 위에 태블릿pc를 꺼내 올려놓는다.
여전히 그 남자를 노려보듯 눈에 힘을 주며 믿기지 않는 표정을 한 채... 한동안 그 남자를 주시하던 난 그 태블릿으로 눈을 내려 바라보게 되었고, 여자의 나신에 무의식적으로 입을 벌리게 되었다.
처음 이 남자의 전화를 받았을 땐.. 난 그냥 보이스피싱이나 잘 못 걸려온 전화쯤으로만 인식했었는데..
태블릿에 띄워져 있는 사진 한 장은 내 모든 삶을 송두리째 앗아갈 만큼 충격적이고,, 한편으로는 너무도 뇌쇄적인 음란한 사진이었다. 주위의 시선조차 의식하지 못할 정도로 그 사진에 홀려 떨리는 손을 옮겨 그 태블릿을 집어 들어 더 자세히 들여다보는데...
눈을 감고 있었지만 분명 사진속의 여자는 내 아내였고, 두 아이의 엄마인 그녀였다.
도저히 믿기지 않는 사진 속 모습은....
"넘겨보시죠.. 거기 보면 두 명하고 잘 노는 모습 제대로 찍혔으니까.."
"......."
"사실.. D컵이었는데... 왜 가슴을 줄였는지..."
"....과..과거는 잊어주는게 남자죠."
"예?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이게.. 내 와이프란 증거가 확실한지도 모르겠고.. 합성기술이 요즘 얼마나.."
"뭐 하러 이런 걸 합성을 합니까?"
".....그럼 왜 저한테 이런 걸 보여주시는 거죠?"
"전화로 말씀 드렸잖아요. 우연히 만났는데.. 미란이가 하는 짓이 역겹고 꼴사나웠다고요.. 아니지.. 뻔뻔하다고 해야겠네요. 참 이런 말씀드리기 뭐하지만.. 진짜 잘 놀았거든요. 지칠줄 모르는 섹기로 이놈저놈 전부 마다하지 않고.. 그 사진 원본을 다 보여드리고 싶지만 너무 적나라해서 충격받으실까봐 그나마 약한걸로 스켄 받은거예요"
"...."
"으~~.. 진짜 생각만해도 꼴리는.. 술만 좀 들어가면.. 빨고 핥고.. 혹시 쓰리섬이라고 아세요? 그건 아무것도 아니죠. 미란이는 천성적으로 자지를 부르는 보지를 타고났다고 해야 하나? 하여튼 번갈아가면서 박아댈때 허벌처럼 늘어날만도 한데...으~~~~ 계속 조이니까 남자가 더 환장한다니까요."
"...그..만.."
"아.. 죄송합니다. 그래도 지금은 마눌이신데.."
"됐...습니다... 이..런 과거는 중요한 게 아니니까요.."
난 최대한 진정하려 안간힘을 쓰게 된다.
부들부들 떨리는 손을 숨기며 애써 이 자리를 빨리 도망가기 위해 태블릿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서둘러 일어나려 엉덩이를 들썩이는데 남자가 날 다시 불러 앉힌다.
"다 안보세요?"
"...됐습니다."
"뭐 전 상관없지만... 그런데 이건 아시고 들어가시죠. 내일 미란이하고 만나기로 했습니다."
"무..뭐???!!!"
"결코 제가 먼저 만나자고 한건 아닙니다. 열흘전인가?? 그때 우연히 만났고 그제 전화가 왔더군요."
"..전화번호를 어떻게.."
"아! 제 직업이 직업인만큼 전화번호를 바꿀 수가 없거든요. 10년 전 번호 그대로 쓰고 있습니다."
"..."
"전 자동차 세일즈하고 있습니다. 미란씨도 고객이었죠."
"..차요?"
"음..말씀대로 과거는 과거일 뿐이니.. 미란씨가 한때 잘나가던 텐프로였으니까요."
"테..텐프로요?"
"아고~.. 전화에서 불이 나내요.. 그럼 이게 제 명함이니까 전화주세요."
남자는 명함 한 장을 남겨두고 전화를 받으며 나보다 자리를 먼저 일어났다.
말대로 유명 외제차 로고가 박혀 있는 명함을 한참동안 바라보던 난 그렇게 멍하니 집으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
여느 때처럼.. 날 반기는 아내의 모습은 방금 전 남자와 나눴던 모든 대화가 거짓처럼 느껴졌다. 도저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그 사진속의 여자가 아무리 아내와 닮았다고는 해도.. 역시 그럴 리가 없었다. 아이의 밥을 손수 떠먹이며 다소곳이 앉아 날 향해 미소 짓는 아내의 모습에선 그 태블릿에 띠워져 있던 사진의 모습은 도저히 찾아낼 수도, 볼 수도 없었다.
밥을 다 먹고 아이를 같이 씻긴 나와 아내는 평소와 다름없이 침대에 누워 하루의 일과에 대해 조곤조곤 얘길 나누기 시작했다. 아내는 집에서 있었던 사소한 일들을 얘길 하고, 난 밖에서 있었던 일을 얘길 나누는 그런 일상이었다.
마음속은 폭풍전야처럼.. 그 익숙함 속에 숨겨진 고통스러운 두근거림을 뒤로하려 애를 써보지만 도저히 모른 척 할 수가 없었다.
같이 침대에 누워 무심한 듯 낮에 얘길 아내에게 꺼낸다.
"낮에 당신 친구란 사람 만났는데.."
"...친구?? 제 친구라고요?"
"응.."
"누..구요?"
"그게.. 잠깐만 명함을 받았는데..."
".....당신이 제 친구인 건..."
"김 판호?? 판호였구나.. 이 친구."
"....."
"......."
아닐 거라고 계속해서 자신을 세뇌하던 난 아내가 모른 척.. 그냥 모르는 사람이라고 말해주길 바랐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 찝찝한 기분을 시원하게 날려주길 바랐었는데... 아내의 표정이 굳어지더니 잠시 동안 입술을 굳게 닫아 버렸다.
아낸 이미 내가 그 남자와 어떤 얘길 주고 받았을 질 알고 있다는 듯 고개를 숙인 채 조용히 생각에 잠겼던 얼굴을 들어 날 빤히 바라보기 시작했다. 오히려 내 대답을 기다리는 사람처럼 아내의 표정은 모든 걸 수용할 수 있다는 듯, 모든 처분을 따르겠다는 듯 날 바라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내가 중얼거리듯 한 나지막한 말에 당황한건 나였다.
"전 못 헤어져요...."
".......뭐?"
"무슨.... 얘길 들었을 진 모르겠지만.. 전 우리 딸아이들 놔두고.. 당신하고 절대로 헤어질 수 없다고요.."
"......그럼....... 그 남자 말이 전부 사실이야?"
".......죄송해요."
"뭐가?"
"당신이.... 절 나무라고.. 화를 낸다고 해도.. 제발 이혼만은 안 돼요.."
"왜? 애들 때문에?? 난?? 그럼 난??"
"당신을 정말 사랑해요.... 그래서.."
"그럼 왜 그 남자를 또 만난다고 했는데?"
"...그건."
"옛날 생각나서?"
"..."
"텐프로.. 그거 술집여자 맞지? 당신이 어떻게...."
"...죄송해요."
"..........."
쾅!!
문을 박차고 무작정 걸어 나와 밖으로 향했다.
도저히 아내 옆에 있을 수가 없었다. 배신감에 몸서리치며 아내에게 폭력이란 무서운 행위까지도 서슴없이 벌일 것만 같았기에.. 난 무작정 걸어 나와 슈퍼로 향했고,, 그곳에서 담배를 꺼내 입에 물어 불을 붙인다.
비릿한 담배연기가 코를 넘어 눈을 찔렀다...
매운 연기에 눈물이 난다.......
...
한 시간도 지나기 전에 낮에 산 거의 꽉 차 있던 담배를 다 비웠다.
헛구역질까지 쏠렸지만 그것보다 더한 고통과 고민이 내 머릿속을 헤집고 있었기에 반바지 주머니를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술은 생각조차 나질 않았고 그저 담배를 한 갑 더 사려 주머니를 뒤적거리는데.. 지갑도 집에 남겨두고 반바지차림으로 무작정 담배만 들고 나왔다는 걸 그제야 알게 되었다.
괜히 골목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지금 들어간다고 해도 아내의 얼굴을 다시 볼 자신이 없었기에 길거리에서 담배라도 구걸할 생각에 또 걷기 시작했다. 한참을 걸어 봐도 사람의 그림자조차 발견할 수 없었던 난 결국 다람쥐 쳇바퀴 굴리듯 처음 섰던 그 슈퍼 앞으로 걸어와 서성이다 철로 된 덮개가 덥힌 아이스크림 냉장고 앞에 걸터앉아 다시 한 번 생각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아내의 말은...
날 사랑한다며 진정어린 말투로 했던 얘기와 아이들 생각에 절대 이혼만은 안 된다는 억지스러운 말까지... 아내와 보냈던 첫날밤처럼 아내는 내가 처음이 아니기에 정말 미안하다며 솔직한 감정을 보여줬었고 난 남자답게 과거는 과거로서 묻어둘 뿐... 오히려 당신 같은 미모의 여자가 내가 첫 남자라면 그게 더 이상할거라는 위로까지 했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리고 치렀던 열정적인 섹스는 첫아이라는 결실이 말해주듯 솔직했고 뜨거웠던 것만은 확실했었다.
아내가 비록 술집 여자라곤 해도... 과거를 묻어두자는 말로 아내의 입을 막은 건 누구도 아닌 나였으니....
그 날.. 씻고 나와 처음으로 몸을 섞기 전 아내는 내게 무슨 말을 하려 했었던 것만은 기억에도 남아있었지만 그것이 이런 것인 줄은 꿈에도 몰랐었던 것 또 한 사실이니까 말이다. 난 어차피 해결을 봐야 한다면 차라리 얘기라도 나눠야겠다는 생각으로 집으로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겨 어렵게 걸어갔다.
집에서 급하게 나왔기에 입고 있는 반바지와 티 쪼가리를 원망하며,, 그 원망이 누굴 향해 있는 줄 분명히 자각하며 그렇게 집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이미 불 꺼진 빌라 2층의 우리 집을 한번 올려다보곤.. 벌써 잠이 들었구나라는 생각에 어이없어하며 터벅터벅 계단을 올랐고, 현관문을 열고 거실로 들어갔다.
거실에 걸려 있는 시계는 이미 새벽 3시를 가리키고 있었기에 4시간이나 지난 시간동안의 긴 방황에 조금 놀라며 안방의 문고리를 잡고 조심스럽게 비틀어 본다. 뻔뻔하게 자고 있을 아내를 다시 깨워서라도 진심을,, 그리고 솔직한 아내의 말을 듣고 싶어진 내 행동이었다.
문이 조금 열렸을 때..
내 눈엔 불 꺼진 안방에 은은하게 흔들리는 불빛들을 먼저 눈동자에 담을 수 있었다.
침대에 앉아 있는 아내란 여자와 거의 꺼진 작은 촛불이 내 시야를 잡아끌었고, 머뭇거리다 말고 방안으로 다 들어선 난 아내의 복장에 또 한 번 놀라게 되었다.
어깨가 훤히 드러난.. 촛불만큼이나 은은하게 빛을 반사하는 군청색으로 보이는 짧은 원피스는 단 한 번도 본적 없는 세련되면서도 섹시한 흰색 사선무늬가 있는 파티 드레스였다.
머리까지 손질 한 듯 곱게 틀어 올려 뒤로 꼬아 묶어 얼굴이 더 작아 보이는 아내였고, 허벅지를 거의 드러낸 원피스 아래엔 투명한 검은색 스타킹의 얇은 두께로 인해 굽힌 무릎의 살색이 돌출되어 보이고 있었다. 마지막을 장식하듯 보인 높은 굽의 에나멜 톤 검은색 하이힐까지.... 난 너무 놀란 나머지 입도 다물지 못하고 다리를 곱게 모아 살짝 옆으로 틀고 날 올려다보고 있는 아내의 얼굴을 빤히 바라볼 뿐이었다.
"앉으세요..."
"...이게 뭐하는 거야?"
"..저.. 촛불이 다 꺼지면 그때도 당신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아이들 데리고 엄마한테 가려고 했어요."
"친정?"
"...변명 같겠지만...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제 얘기 좀 들어주세요."
"......"
"제발요..."
아내의 애절한 표정과.. 치장한 외모에도 얼굴만은 수수하게 화장기 없는 모습에 그나마 겨우 친근감을 느끼며 화장대 의자를 돌려 앉는다.
다시 한 번 아내를 쳐다보지만.. 역시 내 아내가 아닌 듯 보였다. 텐프로가 뭔 진 잘 모르지만.. 정말로 잘 나가던 술집 여자란 것쯤은 아내의 변해버린 분위기로도 충분히 알 수 있었고, 그리고 이런 모습까지 보이며 내게 할 말이란 게 듣고 싶어졌기에 난 조용히 아내 앞에 앉아 아내의 얼굴을 빤히 쳐다봤다.
최대한 얼굴에 표정을 숨기며.. 내 분노와 화.. 그리고 갈등 등의 감정들을 숨기기 위해 힘을 쓰며 아내의 시선에 시선을 맞추며 눈동자의 흔들림까지도 감춰본다.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처음으로 유방암 선고를 받았어요.."
".."
"엄마가.. 절 어떻게 키웠는지.. 외동딸이라고 얼마나 힘들게 키웠을 진..5살 때 아빠 그렇게 보내시고 엄마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당신도 잘 아실 거예요. 그렇게 집이 어려웠고.. 그래서 4년제가 아닌 전문대로 진학해서 장학금 받고 졸업했고요.. 22살에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처음으로 사랑이란 걸 해봤고.. 그 남자랑 결혼까지도 생각했었는데.."
아내가 잠시 흔들리는 눈동자로 날 바라보며 말을 멈췄다.
아내의 과거를 듣기 두려웠던 나였기에 굳이 과거는 과거일 뿐이라며 아내의 입을 틀어막았던 나였기에 이렇게 상세한 아내의 과거를 듣는 건 처음이었다. 아내는 신혼 여행 때 내게 하려던 말을 이제서라도 할 수 있다는 것이 차라리 다행이라는 듯 잠시 머뭇거리던 얘길 용기 내며 다시 시작했다. 그건 아내가 다소곳이 모은 무릎위에 얹은 꽉 쥔 주먹으로도 느껴진다.
"솔직히.. 대학 때 알바하면서 번 돈으로 집에 보탤 수 있어서 좋았고.. 울 엄마 빨리 편하게 해드릴 수 있을 거 같아서 몸이 힘들어도 맘은 편했어요.. 그러다가 회사 다니면서 집사려고 열심히 모은 돈을.... 엄마가 편찮으셔서 병원비로 다 날리고 나니까.. 엎친데 덮친 격으로 이번엔 제가 아프더라고요.. 참.. 세상은 없는 사람들한테 더 각박하다고 하더니.. 그 말대로 인거 같아서 저 정말 많이 울었어요.. 근데요.. 남자란 게 빛이 생기고.. 몸이 아픈 년이란 걸 알게 되더니 싹 변한다는 걸 처음으로 알았죠.."
"그럼.........그 남자.."
아내의 차분한 목소린 오히려 눈물 섞인 비명처럼 들려왔기에 나도 모르게 아내의 말을 듣다말고 그 남자란 놈에 대해서 물어볼 뻔 했다.
그만큼 아내가 진정 섞인 모습으로 내게 말을 하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아니.. 이 얘기가 거짓이라고 하기엔 아내의 표정이 너무 담담했고,, 눈물조차 흘리질 않았기에 오히려 내게 더 진정성 있게 전해졌을지도 모른다.
"예.. 그 남자가 헤어지자고 했어요. 제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 도망가듯 헤어지자고 말했을 땐 정말로 죽고 싶었는데... 사람이 막상 죽을지도 모른다는 얘길 직설적으로 듣게 되니 오히려 살고 싶어지더라고요."
"..."
".... 웃기죠. 당신한텐 정말 이런 모습 보이기 싫어서.. 뻔뻔스럽게 이런 얘기조차 한 적 없는데..."
"..그래서?"
"..뻔 한 내용이에요.. 유치한 삼류 소설처럼 수술비 벌려고 업소란 곳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가봤고.. 3개월만 일하고 수술 받자는 생각이었는데.. 돈을 벌기는커녕 더 이상하게 빛만 늘어나고 어쩔수 없이 우선 수술부터 하고 빚을 갚느라
3년 동안이나 그곳에서 나올 수 없었다는..더군다나 그곳에서 수술하고 바로 실리콘 삽입까지...할 수밖에 없었던....."
"그게 다야?"
".....네."
"사..진 봤어.. 그건 뭔데?"
"....."
"그 모습이 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했다는... 그게 말이 되냐?"
".. 남자란 사람들이.. 아니.. 인간이 얼마나 무서운지 아세요?"
"..?"
"제가 술 약한 건 아시죠.."
"술집에서 일하면서 그게 연극이 아니..."
라고 하기엔 정말로 술이 약한 아내였다. 술집에 다녔으면서 술이 약하다니..
"선배언니들이 딱하다고 술 버리는 법,, 덜 마시는 법.. 많이 마신듯 보이는 법까지 알려줬지만.. 그.... 판다란 사람은 집요 했어요.. 텐프로... 상위 10% 여자들만 모아둔 곳이라고 해서 그렇게 불린 곳에 절 소개했고....정확히는 빚을 갚아주고 사갔다고 해야겠지만..."
"....."
"첫 날 그 남자가 손님을 자청하고 술을 먹게 됐죠..."
".....그럼.."
"..네... 그런 곳엔 꼭 기둥서방이란 호칭으로 불리고 싶은 남자들이 존재해요......제..가 마음에 들었는지 그러려고 했고요."
"그 놈이 그럼 당신을 술 먹이고 강간을 했단 말이야??"
"..강간도 아니죠.. 그런 곳에 일하는 여잔데.. 저희..예전에 저 같은 여자들한테는 강간이나.. 강도 같은 건 해당사항이 아니었어요. 정말로 놀고 싶어서... 남자랑 자는 게 좋아서 그런 곳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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