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튀검증 토토군 야설 여자친구를 변화시키다 - 8부
어른들의 야썰 단편 성경험 이야기
먹튀검증 토토군 야설 여자친구를 변화시키다 - 8부
소희와 병훈과의 관계는 꽤 가까워졌다. 성적인 의미의 관계가 아니라 사람사이의 관계였다. 함께 술을 마신 후 학교나 집에서 마주치면 안부를 물으며 인사도 했고, 가끔 서로 메시지도 주고받았다.
남자 3명에게 돌림빵을 당한 이후 소희의 성욕은 최고조에 달해 있었다. 그렇다고 그때처럼 돌림빵을 하진 않았지만 수철과는 시도 때도 없이 섹스를 즐겼다.
그런 그녀이기에 이제 노브라 노팬티는 기본 일상이 되어 있었다. 그런데 그날따라 수업에 들어온 그녀가 단정한 옷차림을 하고 온 것이 아닌가. 노출도 별로 없고….
평소완 다른 여자친구의 모습에 종욱이 의아하게 물었다.
“뭐야? 웬일로 옷차림이 그러냐? 가슴 보니까 브라도 한 거 같은데?”
“응. 오늘은 속옷 다 입었어. 약속 있거든.”
“약속? 누구?”
“아 오빠 옆집 병훈이. 이따 수업 끝나고 영화보자고 해서.”
여자라도 만나는 줄 알았던 종욱이었다. 하지만 옆집 남자란다. 남자를 만나는데 속옷을 입고 이렇게 옷차림도 단정하다니? 요즘의 소희에게선 도저히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
의아함이 해결되지 않은 종욱이 다시 물었다.
“걔 만나는데 왜 이렇게 입었어?”
“몰라. 그냥 걘 단정하게 입어야 될 거 같아.”
“푸핫. 어차피 벗고 박을 건데 불편하게 뭘 입어.”
종욱의 놀림에 소희가 발끈했다.
“아니거든! 걘 다르거든!”
“뭐가 다르냐?”
“음…. 아! 아무튼 있어! 어쨌든 나 이따 병훈이 만난다! 알았지?”
“그래라.”
언제나 그렇듯 흔쾌하게 허락하는 종욱이었다.
*
약속장소엔 병훈이 먼저 나와 있었다. 소희가 늦게 온 것은 아니었지만 기다리고 있는 병훈을 발견하자 그녀는 잰걸음으로 서둘렀다.
단정하게 차려입은 소희를 보자 병훈의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
“오늘 되게 귀엽게 입었구나.”
병훈의 칭찬에 소희의 얼굴이 발그레 해졌다.
“아 진짜…? 고마워….”
수줍음.
지금 소희가 느낀 감정은 분명 수줍음이었다. 동시에 위화감도 느껴졌다.
그리고 그 위화감은 잠시 후 영화관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소희는 병훈과 나란히 앉아 영화를 봤다. 그러나 영화에 집중되기는커녕 서로 살짝 닿아있는 팔부분에 온 신경이 쏠렸다. 근데 병훈의 팔이 조금씩 자신 쪽으로 다가오더니 손을 잡는 것이 아닌가.
소희는 눈앞이 어질어질해졌다. 영화 따위는 이미 눈에 안 들어오기 시작한지 오래였다. 쿵쾅쿵쾅 요동치는 심장소리가 병훈에게 들릴까봐 마음만 졸였다.
그때….
다시 한 번 아까와 같은 위화감이 느껴졌다.
남자들의 시선에 흥분하며 노브라 노팬티로 다니고, 잘 알지도 못하는 남자들에게 보지를 대주고, 남자친구가 아닌 동아리 선배와 매일같이 섹스를 하는 자신에게 수줍음과 떨림이라니….
소희는 생각했다. 이런 감정을 느꼈던 게 언제였던가…. 남자친구인 종욱을 몰래 바라보고, 처음 키스하고, 처음 섹스하고…. 그때 이후 이런 풋풋한 감정은 점점 줄어들기만 했다. 근데 지금에 와서 다시 찾아온 것이다.
너무 오랜만에….
*
소희와 병훈은 영화를 본 뒤에 저녁식사도 함께 했다. 소희가 파스타를 좋아한다고 하자 병훈이 데려간 것이다.
파스타를 먹고 나온 둘은 자연스럽게 나란히 서서 걷기 시작했다.
침묵이 둘 사이에 잠시 흐른 후 병훈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아까 손잡았을 때 기분 안 나빴지?”
“응? 응?”
괜스레 화들짝 놀란 소희가 살짝 고개를 돌리며 대답했다.
“응…. 당연하지. 나쁠 리가 있나….”
“그럼 또 잡아도 돼?”
“응….”
남자답게 크지만 감촉은 은근히 고운 병훈의 손이 소희의 손을 잡았다. 그리곤 자연스럽게 깍지를 낀다.
소희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수철의 친구들 앞에서 엉덩이를 들고 보지를 보일 때도 이렇게 붉게 달아오르지 않았는데….
그때 여자들의 시선이 소희에게 느껴졌다. 키도 크고 잘생긴 병훈과 같이 다니니 자연스럽게 여자들의 관심이 쏟아진 것이다.
소희는 뿌듯했다. 종욱도 잘 생겨서 가끔 이런 상황이 있었긴 했지만 무척 오래전 일이었다. 이렇게 손잡고 데이트를 한 적이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그때 소희의 눈에 꽃가게가 들어왔다. 그리고 병훈은 그런 소희의 시선을 놓치지 않았다. 성큼성큼 걸어가더니 소희가 말릴 새도 없이 꽃다발을 하나 사 건네준다.
말없이 꽃다발을 받는 소희에게 병훈이 말했다.
“괜찮지? 꽃다발 정도는?”
“응? 응…. 고마워.”
“남친한테는 비밀로 해. 괜히 싸우지 말고. 알았지?”
어려운 대답을 요구하는 말은 아니었다. 하지만 소희는 결코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비밀…. 즉 남자친구인 종욱에게는 거짓말을 해야 하는 셈이다.
종욱이 소희에게 세뇌 시키듯 항상 말했던 게 거짓말만 하지 말라는 거였다.
근데 지금 이 자리에서 병훈은 거짓말을 요구하고 있었다.
당연히 소희로선 선뜻 대답하기 어려웠다.
소희의 대답이 나오질 않자 병훈이 재빨리 말을 이었다.
“아. 미안. 부담되면 내가 가져갈게.”
“아냐. 아냐. 알았어. 남친한테는 비밀로 할게.”
결국 종욱에게 꽃다발에 대해 말하지 않기로 하는 소희였다. 어떻게 보면 거짓말은 아니었다. 그냥 말하지 않는 것일 뿐이니까….
소희는 그렇게 합리화를 했다.
잠시 함께 걷다보니 꽤 늦은 시간이 되었다. 병훈은 오늘도 소희와 섹스 할 마음이 없는지 칼같이 귀가를 재촉했다.
“늦었다. 가자 이제.”
그러나 병훈과 더 함께 있고 싶은 소희가 재빨리 반대하고 나섰다.
“늦었다고? 아니? 아니? 아직 안 늦은 거 같은데?”
“너 남친한테 뭐라고 말하게. 내가 괜히 미안하다.”
“아니 진짜 괜찮은데….”
답답했다. 마음 같아선 남자친구의 성벽이 변태적이고 너랑 섹스해도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우리 섹스하러 가자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게 가능할 리가 있으랴. 결국 소희가 우물쭈물하고 있자 병훈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오늘은 이만 들어가자. 대신 다음에 나랑 또 놀아줘.”
“응…. 알았어….”
그때 병훈이 뭔가 생각났다는 듯 물었다.
“아 남자친구 집으로 가니?”
가기로 했다. 오늘도 남자친구네 가서 자고 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소희는 왠지 그렇게 대답할 수가 없었다.
“아, 아니지! 집에 가야지! 집에! 늦었는데….”
“그래?”
그렇게 말한 병훈은 뒤이어 작게 중얼거렸다.
“…다행이다.”
그러나 혼잣말인지라 소희는 듣지 못해 반문했다.
“응?”
“아냐. 아냐. 조심해서 가. 다음엔 내가 너 데려다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 그래.”
끝까지 여자의 마음을 흔드는 병훈의 말….
소희는 콩닥거리는 심장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갔다.
*
집에 도착해 자신의 침대에 누워있던 소희는 슬쩍 손을 뻗어 팬티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그리고 가만히 눈을 감고 자위를 하기 시작했다.
종욱과 사귄 후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던 자위. 아니 엄밀히 말하면 자위를 할 틈이 없을 정도로 매일같이 섹스를 하고 다녔다.
눈을 감고 있는 소희의 머릿속엔 병훈과 부드럽게 키스를 하는 상상이 가득했다. 그리고 병훈의 큰 손이 자신의 가슴을 부드럽게 주무르고, 천천히 보지 쪽으로 내려가는 상상….
“아…. 병훈아…. 아음….”
그렇게 중얼거리는 소희의 손놀림이 조금씩 빨라졌다.
*
격렬한 섹스 후의 열기도 천천히 가라앉고 있었다.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하던 종욱은 옆에서 누군가와 열심히 카톡을 하고 있는 소희를 빤히 바라보았다. 뭐가 좋은지 연신 실실거리며 카톡에 열중하고 있다.
종욱이 물었다.
“누구랑 카톡하냐?”
“응? 아 병훈이.”
병훈이란 이름을 듣고 보니 종욱은 궁금해졌다. 어제는 소희가 병훈을 만나고 온 날이었다. 근데 아직 아무런 이야기도 없다. 물론 자신이 물어보지 않은 점도 있지만 말이다.
종욱이 다시 물어본다.
“어제 별 일 없었어?”
“어제? 무슨 일?”
“어제 병훈이 만났잖아.”
“아아. 그냥 영화보고 밥 먹고 헤어졌지.”
“그래? 걘 왜 그러냐. 너랑 하고 싶은 마음이 없나?”
“몰라. 뭐 그쪽으론 흥미가 없나 보지.”
소희는 천연덕스럽게 얘기하곤 다시 고개를 돌려 핸드폰에 열중한다. 허나 그녀의 속마음은 전혀 천연덕스럽지 못했다. 심장이 쿵쾅쿵쾅 난리도 아니었다. 남자친구에게 처음으로 거짓말을 한다는 자책 때문이었다.
그때 소희의 핸드폰에 다른 사람의 카톡이 왔다. 수철이었다. 메시지를 열어본 소희는 순간적으로 깜짝 놀랐다. 포르노 사진이 왔기 때문이나. 허나 자세히 보니 포르노 사진이 아니었다. 자신이 용진과 진훈에게 앞뒤로 박히고 있을 때 수철이 찍은 영상의 캡쳐였다. 이어서 수철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어때? 사진 보니까 보지 젖냐?]
[뭔 소리에요. 아니거든요.]
[푸핫. 그때 3일 내내 좆물받이 하면서 신음소리 내지르던 년이.]
[흥칫뿡]
[이번 주 토요일에 시간 되지? 안 되도 시간 내라.]
[왜요?]
[남자 3명 더 구했다. 갱뱅 한 번 하자.]
[갱뱅이요?]
[응. 어때?]
열심히 메시지를 주고받던 소희는 잠시 손가락을 멈추고 고민을 했다. 어차피 토요일엔 별다른 약속도 없다. 그리고 남자 6명이라니…. 생각만 해도 온 몸에 짜릿한 쾌감이 밀려온다.
소희가 다시 메시지를 보냈다.
[알았어요.]
[너 벌써 질질 싸는 거 같다?]
[아니거든요!]
[아닌 척하긴. 토요일에 보자.]
[네.]
수철과의 대화를 마친 소희는 아까의 사진을 화면에 띄워 종욱에게 보여줬다.
“이거 봐. 어때?”
“와! 대박! 진짜 섹시해!”
“그치! 아 이 사진만 봐도 엄청 흥분된다.”
“나도 졸라 꼴려. 와…. 우리 여친 이렇게 박히는 거 눈 앞에서 봐야 되는데.”
“보고 싶어?”
“당연하지. 엄청 사랑스러울 텐데.”
“히히. 나도 담에 기회 되면 오빠 앞에서 해보고 싶다. 아 맞다. 나 이번 주 토요일에 남자 6명이랑 하기로 했어.”
“와. 우리 여친 진짜 이제 걸레 다 됐구나. 그냥 걸레도 아니고 보지 다 헤진 걸레.”
종욱은 그렇게 말하며 소희의 보지를 만졌다. 엄청나게 젖어 있다. 그걸 가지고 종욱이 소희를 놀렸다.
“엄청 흥분했구나. 너 진짜.”
“우씨! 아니야!”
소희는 목소리를 높여 부정했지만 행동은 달랐다. 종욱의 바지를 벗기고는 위에 올라타 숨을 헐떡이기 시작했다.
*
토요일이 되었다.
소희는 집에서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늘하늘한 미니스커트에 달라붙는 티셔츠. 슬슬 더워지는 계절인지라 티셔츠도 얇은 재질이었다. 물론 브래지어와 팬티는 입지 않은 상태였다.
이리저리 거울을 둘러보니 꽤 예뻐 그녀 스스로도 만족스러웠다. 살짝 도드라진 젖꼭지와, 보일락 말락 하는 엉덩이 살. 남자들의 시선을 생각하니 흥분이 되고, 또 이 아랫구멍에 밤새 6명의 남자들의 자지가 들락날락한다는 거에 강렬한 쾌감까지 느껴진다.
벌써부터 보지가 젖어오기 시작하는데 갑자기 소희의 핸드폰이 울렸다. 발신자를 확인해보니 병훈이었다. 괜히 놀란 소희가 목소리를 가다듬고는 전화를 받았다.
“여, 여보세요?”
[아. 소희야 뭐하니?]
“나, 나? 그, 그냥 집….”
[그렇구나…. 아니 난 혹시 오늘 볼 수 있나 해서 전화했지….]
“응? 오, 오늘? 가, 갑자기 왜?”
[아. 그냥 보고 싶어서…. 왜? 약속 있니?]
소희는 분명 약속이 있었다.
하지만….
보고 싶어서라는 이 말에 어떤 마력이라도 숨어 있었던 것일까….
소희는 자기도 모르게 거짓말을 하고 말았다.
“어, 없지.”
*
단정한 차림에 속옷도 확실하게 챙겨 입은 소희가 눈앞의 병훈을 빤히 바라보았다. 만나서 바로 근처 술집에 들어온 지 삼십분 째. 병훈은 많은 대화 없이 소주만 들이 키고 있었다.
소희가 걱정스럽게 물었다.
“무슨 일 있어?”
“응? 아니…. 무슨 일은. 그냥 술도 마시고 싶고. 너도 보고 싶고. 그래서…. 미안. 재미없지?”
“아냐. 아냐. 나도 어차피 집에 있기 심심했는데.”
“오늘 남자친구 안 만나?”
“응? 응….”
“그래? 영광인데. 주말인데 남자친구 대신 날 만나는 게.”
왜 이럴까. 소희는 이상했다.
병훈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가슴을 찌르며 저릿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때 병훈의 결정타가 날아왔다.
“너 보고만 있어도 좋다….”
두근!
소희의 심장이 요동쳤다. 요새 말로 심쿵했다는 표현이 딱 어울릴까? 그 정도로 소희는 지금의 말에 묘한 느낌을 받았다.
소희는 살짝 얼굴을 붉히며 맞장구 쳐준다.
“나, 나도. 좋아….”
“진짜?”
“…응.”
소희가 수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병훈은 갑자기 크게 한탄을 했다.
“아-!”
“왜, 왜 그래?”
“아니. 그냥. 넌 진짜 딱 내 이상형인 거 같아서. 귀여우면서도 섹시한 면이 있는 그런 여자….”
“나, 나도! 너가 이상형이야. 키도 크고 잘 생기고 매너도 좋고…. 뭐 하나 빠지는 게 없잖아.”
둘 사이에 잠시 묘한 침묵이 흘렀다. 그러나 둘의 시선은 여전히 서로를 향하고 있었다. 잠시간 소희를 바라보던 병훈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저기….”
그때 소희의 핸드폰이 울렸다. 발신자를 확인한 소희가 화들짝 놀란다. 수철이었다. 수철에게 말하기가 왠지 무서워서 못 나간다는 말도 못하고 있었는데 지금 전화가 온 것이다.
소희가 놀라자 병훈이 그녀를 걱정했다.
“왜 그래? 남자친구야?”
“응? 응…. 나 잠깐 통화 좀 하고 올게.”
“그래….”
병훈의 목소리엔 아쉬움이 가득 묻어 있었다. 그러나 소희가 지금 그런 걸 신경 쓸 겨를이 아니었다. 재빨리 화장실로 가서 수철의 전화를 받았다.
“여, 여보세요?”
[야 너 어디야!]
“서, 선배. 죄송해요. 저 오늘 못 나갈 것 같아요.”
[못 나갈 것 같다는 건 올 수도 있다는 거네. 빨리 쳐와라.]
“아, 아뇨. 못 나가요. 죄송해요.”
드디어 수철도 폭발했다. 전화기 넘어 소리를 질러대기 시작했다.
[뭐? 이 씨발년이 미쳤냐? 내가 오늘 얘네 어떻게 모았는데 파토를 낸다고? 잔소리 말고 튀어와!]
무서웠다. 섹스하면서 걸레 취급받고 욕을 들으면 흥분하는 소희라고 해도 이 상황은 그런 상황과는 달랐다. 무서움에 목소리까지 떨리던 소희는 결국 전화를 끊기로 했다.
“죄, 죄송해요!”
그리고 전화를 끊은 뒤 재빨리 전원까지 끈다.
소희는 거울을 보며 심호흡을 했다. 괜찮다고, 괜찮다고 스스로에게 되뇌며 말이다.
어차피 수철은 만나서 한 번 섹스만 해도 풀어질 것이다. 그러나 병훈은 달랐다.
왠지 오늘 이 두근거리는 분위기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그런 소희의 기대는 술자리에 돌아오자마자 무참히 깨지고 말았다. 병훈이 그만 가자고 한 것이다.
소희가 당황해서 물었다.
“왜, 왜? 갑자기 왜?”
“너 남자친구라며. 걱정하는 거 아니야?”
“응, 응? 아니, 아닌데.”
“아니긴. 너 남자친구한테 말도 안하고 나온 거 같더라. 아까 핸드폰 보더니 엄청 놀라던데.”
소희는 변명을 하려다가 그만뒀다. 남자친구가 이해한다고 해도 이상할 것 같고, 거기다가 남자친구가 아니라 다른 남자인데 갱뱅에 못가서 화가 났다라는 말은 병훈과의 인연이 끊기기 딱 좋았다.
할 수 없이 가야만 했다. 소희가 약간은 시무룩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나자 병훈이 물었다.
“오늘은 내가 데려다 줘도 될까?”
*
소희는 병훈과 함께 그녀가 사는 아파트 앞에 도착했다. 둘이서 손을 꼭 잡은 채로 말이다. 소희가 빙글 돌아 병훈을 바라봤다.
“나 여기서 들어갈 게.”
“응. 그래.”
말은 그렇게 했지만 병훈의 손은 소희의 손을 놓을 줄을 모른다. 해가 져 어두운 가운데도 둘의 시선이 허공에서 마구 얽혔다. 그리고 천천히 다가오는 병훈의 얼굴. 소희는 그게 무슨 뜻인지 알기에 가만히 눈을 감았다. 쿵쾅거리는 심장을 애써 진정시키며.
병훈의 부드러운 키스가 시작됐다. 둘이 술 취해서 키스를 한 적은 있었지만 맨 정신엔 처음이었다.
그래서일까. 소희는 그 어느 때보다 달콤한 흥분을 느꼈다. 비슷했던 적이 있다면 종욱과의 첫 키스 때일까….
둘은 그렇게 오래오래 키스를 나눴다.
*
수철이 소희의 손목을 거칠게 끌고 모텔방으로 들어왔다.
모텔에 들어오자 소희는 수철의 손을 뿌리치며 짜증을 냈다.
“아! 아파요!”
그러나 짜증이라면 수철도 만만치 않게 나있는 상태였다.
“니가 지금 나한테 짜증 내냐?”
수철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소희의 목소리는 반대로 잦아들었다.
“죄, 죄송해요.”
“그래서 어제 왜 못나왔는데?”
“누, 누구 만나느라고….”
“남친?”
“아, 아뇨. 친구….”
“친구 누구?”
“그냥 친구 있어요….”
기어들어가는 듯한 목소리로 소희가 그렇게 계속 얼버무렸다. 수철은 더 묻기도 귀찮았는지 소희의 옷을 찢을 듯이 벗기기 시작했다.
“옷 찢어져요 선배….”
“썅년이…. 가만있어!”
결국 소희는 알몸이 되었다. 그리고 수철도 옷을 훌러덩훌러덩 벗기더니 소희를 침대에 엎드리게 하고는 거칠게 박아대기 시작했다. 아무리 섹스 경험이 많은 소희라도 젖지 않았는데 굵은 자지가 들어오자 아플 수밖에 없었다.
“아-! 아파요 선배!”
그러나 수철은 부드럽게 하기는커녕 소희의 긴 머리채까지 잡아당기며 더욱더 거칠게 박아대기 시작했다.
“이 씨발년아 나한테 개처럼 끌려 다니며 알몸으로 돌아다녀 봐야 정신 차릴 거냐? 이 씨발년이.”
“아흑. 아윽! 아…. 서, 선배. 아흑!”
“씨발 졸라 걸레 같은 년이 이 와중에도 느끼네. 그런데 어제 약속을 깨? 이 개같은 년아. 내가 어제 너 때문에 얼마나 쪽 팔렸는 줄 알아?”
“하윽. 하윽! 아, 죄송해요! 아 선배! 아흑! 아….”
“그치? 죄송하지?”
“예. 죄송해요. 하윽! 아! 아 선배! 아! 아흑!”
“씨발년 강간 당해도 좋아할 개같은 걸레년! 아 씨발 니 걸레 보지에 싼다!”
“네, 네! 아으응-!”
소희의 보지에 자지를 깊숙이 박은 채 수철의 움직임이 멈췄다. 사정한 것이다. 소희도 이색적인 절정감에 몸을 바르르 떨었다.
수철은 소희를 침대에 팽개치고는 옷을 챙겨 입으며 말했다.
“다음부터 조심해라.”
그러나 소희는 대답이 없었다. 그러자 수철의 목소리가 한층 높아진다.
“이 씨발년이 대답 안하냐?”
“예. 예….”
옷을 다 입고 나가려던 수철의 눈에 소희의 브래지어와 팬티가 들어왔다. 수철은 그 속옷을 챙겨 가방에 넣고는 그녀를 비웃었다.
“걸레 같은 년이 이런 건 왜 입어.”
잠시 후 수철이 모텔에서 나갔다. 그러나 소희는 그 자세 그대로 침대에 엎드려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보지에서 수철의 정액이 나와 흐르는데도 놔두었다.
그때 소희의 핸드폰에 메시지가 도착했다. 일어나기 힘든 몸을 일으켜 확인해 보니 남자친구인 종욱이었다.
[어제 갱뱅 어땠어?]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소희는 그때 갑자기 한숨이 나왔다. 안도의 한숨이 아닌 다른 의미의.
답장을 보냈다.
[그냥 그랬어.]
그리고 핸드폰을 내려놓으려는 찰라 이번엔 전화가 왔다. 종욱인가 싶어 귀찮은 눈길로 확인하자 다른 인물이었다. 병훈이었다.
소희가 재빨리 전화를 받았다.
“여, 여보세요?”
[응. 뭐해?]
“그, 그냥 집에 혼자 있지.”
[그렇구나. 어제 술 마셨는데 속은 괜찮았어?]
소희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갑작스러운 일이었다. 그녀도 몰랐다. 갑자기 왜 눈에서 눈물이 흐르는지. 그리고 그 눈물의 양이 점점 많아지는지도 말이다.
그녀는 울먹이는 티가 나지 않도록 애써 침착하게 대답했다.
“너, 너가 많이 마셨지! 난 별로 마시지도 않았는데….”
밝게 꾸민다고 꾸민 목소리였지만 병훈은 섬세했다. 바로 소희의 변화를 감지했는지 걱정스럽게 물었다.
[뭐야? 왜 울어? 무슨 일 있어?]
“아, 아냐! 안 울어….”
[아니긴…. 다 들리는구만….]
“헤헤….”
소희가 애써 웃으며 눈물을 닦을 때 병훈의 다정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토요일에 우리 놀이공원 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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